White Chocolate

엄홍식 작은집 - 문득 본문

유아인/1일 1작은집

엄홍식 작은집 - 문득

LSGO 2016. 5. 28. 12:46

(16.05.15 1일 1작은집)



문득


2006.05.15 12:30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된다는건 내 나이와 세상에 적응하는게 아니라

한 시절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한동안은 그랬었다

부쩍 커버린 내 키와 과거와는 다른 내안의 꿈틀거림이

정말이지 미치게 싫었다

피터팬 신드롬을 외치며 괴로움에 발버둥 쳤었다.

그리고 여전히 고통스러워 하며 적응이 아닌

한 시절로의 회귀를 꿈꾼다.

 

하지만 나는 알고있다

그 때를 기억하고 그리워해도

나는 아주 충실히

내 나이를 느끼고 즐기며 살아왔다는 것을

밀어내고 또 밀어내도

멀어지는건 오늘이 아니라 지나간 시절이라는 것을.

 

생일에도, 크리스마스에도

그 어떤 특별한 날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나지만

오늘,

무심코 일어나 달력을 보았을때

내 눈에선 가장 뜨거웠을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고

어른이 될 준비는 진작에 끝났음을 느꼈다

유치해도 좋다 그렇게 정해 졌다니까,

오늘부터 '성년'이라니까,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흘러

모든 기억을 버려할 순간이 찾아오면

인정하게 되겠지.

아, 이제 나도 어른이되었구나

 

 

 

우선은 축하해 두고싶다.

사랑하고 미워하는 모든 스물 한살 철부지들의 오늘을

그리고

나의 오늘을

 

잊지마

시간이 지나 더 큰 숫자를 가지고 살게 되더라도

오늘을 잊지마

이 시절을 잊지마.

 

축하한다.



.....


10년 전 성년의날을 맞은 유아인의 글

'유아인 > 1일 1작은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홍식 작은집 - 모르는  (0) 2016.05.28
엄홍식 작은집 - 낡은  (0) 2016.05.28
엄홍식 작은집 - 들었다  (0) 2016.05.12
엄홍식 작은집 - 가득한  (0) 2016.05.12
엄홍식 작은집 - 너는  (0) 2016.05.1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