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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작은집

엄홍식의 작은집 캡쳐모음

LSGO 2016. 4. 16. 09:56

엄홍식(유아인)의 작은집 캡쳐모음


아무리 검색해도 이 이상은 나오지를 않는다ㅠㅠ

글 하나도 원본으로 보고싶은 수니의 마음...




"왜 배우가 됐어요?" 2008.12.10 08:56

"왜 배우가 됐어요?"


그녀와 나는 한시간 남짓 대화를 나눴고

마지막의 질문은 언제나 그렇듯 어느 2층 카페의 커피 마냥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그럼에도 분명한건 그녀의 말투가 오만의 찬 어떤 기자의 그것 보다 

훨씬 정직하고 날카로웠다는 것이다.


나는 무섭다고 했다. 어렵다고도 했고.

여느때와 다르지 않은 대답을, 다른 어조로 얘기했다.

그리고,

왜 기자가 됐냐고 되물었다.


"배운게 이거밖에 없어서요"


그녀는 잘 배운 사람이다.

ㅋ ㅋ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압구정 한 복판에서 솔다방을 만난 기분이었고,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그녀는 내가 절단해낸 단어들을 비집고

그 사이사이의 인터벌을 분명 이해했으리라

뭐.., 아님 말고




3일치 빨래를 깔고 앉아 시를 쓰는 소년 2008.12.14 09:13


빨래를 했다. 굳이 햇살이 좋아서 그런건 아니고 여튼,


새벽은 낯설어졌고 오랜만에 찾아온 고독을 반기며

무너지지 않을 칸막이 아래로 글을 쓰고 있었다.

태양으로 찢어발긴 아침이 어쩌고, 탄식의 강은 또 어디로 흐르며

진정한 고립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비실비실한 문장들.


퍽이나 견고한줄로 알았던 나의 공기는

우습게도 삐빅거리는 세탁음에 흔적도 없이 무너졌다. 

고막이 타들어 가는 지독한 음악에 취해

비틀거리며 일어나 빨래를 널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앉았는데 피식 -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내 폭소가 터져 분명 제정신은 아닐 형상으로 자지러졌고 ㅋ

그만두기로했다.

이럴려고 3천년만에 빨래를 돌렸나보다.


이게 현실이다.

누군가 말했던 배에 잡히는 나잇살 마냥 나의 감성에도 기름이 낀다.


여전히 가능하다면, 죽도록 어린 글을 쓰고싶다.

화장을 떡칠하고 변두리 호프집에 앉아 멍청하게 담임을 씹어대는 10대 소녀마냥

당신의 눈은 호수와 같다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은유를 떡질한 그런 글 말이다.


3일치 빨래를 깔고 앉아 시를 쓰는 소년(이라고 하기엔 민망한 청년)

하, 재밌는 일이지.






두달된 친구인 서른의 그녀는 2009.01.02 13:31


두달된 친구인 서른의 그녀는

서른 하나가 되어 오늘도 내 집을 찾았다.

남들 다 걸리는 감기에 걸려 함께 병원엘 가기로했다.

나는 막 글을 쓰려던 참이었다.

문득 그녀에게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녀는 내 침대에 누워 엊그제 받아온 시나리오를 읽고 있고.

나는 30분여 만에 글을 마쳤다.

그녀는 나를 이해하지만 이해하려 노력하지는 않는다.

나 또한 그렇다.

그녀가 소중한 것은 나를 내 속에 내버려 두기 때문이다.

함께라는 의미는 하나라는 의미와 다르다.

그것이야 말로 외롭지 않은 관계다.

날이 저물고,

내가 되었든 그녀가 되었든

서로를 떠나 혼자서 새벽을 맞이 하는 일이 새삼스럽지 않기를 바란다.

몇 안되는 내 모든 친구들이 그러하리라..

하나였던 내 연인의 빈자리를 고통으로 실감하는 것과는 너무도 다르게





쿨피스는 2009.01.14 16:22


역시 자두맛이 쵝오!

라지만

죽도록 매운 떡볶이거나 소문난 닭발이거나


검붉게 눌어붙은 양념을 긁어내며

한 겨울의 오한마냥 시리게 차오르는

지난 사람들과 비워내던

앉은뱅이 술과 미원국이 그리웁도록

어서 어서 헛헛한 오늘밤도 오시기를





Track9 2009.02.20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 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 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이 하늘 거쳐 지나가는 날 위해




이소라의 7집 앨범중 아홉번째 트랙 가사다.

올해로 일곱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고 셀 수 없이 많은 공연을 했을 이 가수는

한 음악프로에 나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는 것이 익숙치 않단다.

충격적인 고백이었다.

거기다 보태어 사는것 또한 그러하단다.

이소라는 올해로 불혹을 넘겼다.

 

신기한 템포를 가진 여배우의 '타성'에 관련된 타성어린-_- 질문에

그녀는 대답한다.

 

'나로 살아보시면 알텐데'

 

어느 누가 한 사람의, 그것도 예술가의 삶을 가늠 할 수 있을까.

 

그녀는 '고통'이란 말을 삼켜 고독과 눈물과 우울한 것들로 걸러 나열하고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행위가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란다.

그녀는 치열하고 처절하다.

그 가슴이, 그 연륜이 세상을 살기에 모자라서는 아닐것이다.

그렇다고 그 삶이 구슬프게 불러댄 사랑이나 '세상'만큼 처절하지만도 않았을것이다.

누구나 겪는것들, 하지만 다른 가슴을 가진 사람.

그녀에게는 그것이 대수로운 일이 아니리라.

무료하거나, 치열하거나, 반복적이거나, 불만투성이인 여는 사람들이 그러하듯

'고통' 그것이 대수롭지 않아 감격적인 것이 그녀의 음악이 아닐까.

 

참 노래 많아,

좀 다른 노래,

내 노래만은,

좀 다른 기분

 

같은 앨범의 첫번째 트랙 가사중 일부분이다.

그녀는 충분히 그러하다.

끔찍히도 같은 삶을 다른 가슴으로 부르는 그녀이기에.





1.~6.까지 있는데 시리즈처럼 쓴듯 이중에 온갖 커뮤에 아직도 등장하는 글들이 있지 ㅋㅋ 엄홍식 글빨이란~~


1. 2009.03.04 20:25






2. 2009.03.21 20:03







결국엔 2006.09.15 22:19





3. 2009.09.02 05:03






4. 2010.02.02 21:06







5. 2010.04.14 16:12






6 2010.06.23 05:24







오늘 밤에 만나자! 2010.07.07 10:55







말장난 2010.07.11 14:50







개소리 2010.03.13 04:10






숨고르기 2010.10.03 13:49






시간이 2010.11.19 03:15





많이 2006.12.23 02:10


많이 아프고 많이 울어요,

소리내어 꺼이꺼이 멍든 가슴 움켜쥐고 울어. 그래도 돼.

많이 즐거워하고 많이 웃어요,

아랫집 아저씨 뛰어 올라 올 듯 바닥치며 구르고 웃어도 돼.

안되면 찾아요,


가슴이 너무 아파 손 끝 하나 건드릴 수 없고

호랑이같은 아저씨 눈치보여 바닥을 칠 수도 없을때

나를 찾아요.

내 가슴을 움켜잡고 울어

내 무릎을 치며 웃어

그래도 돼.


자꾸 꼬집고 자꾸 넘어지다 보니

가슴도, 무릎도

이렇게 단단해졌네요.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아

많이 울고, 많이 웃어

그렇게 단단해진 가슴으로

하지만 더 뜨거울 가슴으로


그렇게 살아요

더 슬프게 울고 더 크게 웃을 수 있는

그 깊은 가슴으로







이런 개새끼! 2011.02.24







사랑은 그렇다 2007.01.25 23:24







내 손에 2007.05.09 07:10






거기 2007.07.24 14:23







네가 2007.09.14 22:34







무거운 2008.03.11 23:19







패션 2008.04.14 01:09







이것이 2008.06.02 05:49







서른 2008.10.23 07:50







부끄러운 2009.10.2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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