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식 작은집 - 오늘 밤에 만나자!

오늘 밤에 만나자!

2010.07.07 10:55

너가 사다준 초콜릿 발린 과자를 밤새워 다 먹어치웠어
담배는 두까치쯤 남았고, 입에선 젖은 흙냄새가 나
블라인드는 일주일째 내려와있고
먹다 남은 씨리얼엔 곰팡이가 폈는데 싹싹 긁어서 변기통에 버렸어
한번에 다 안내려가서 물을 두번 내렸어

공짜로 받아먹는 음료수는 반쯤 남은채로 열댓병이 방치돼 있고
그 중 몇개는 재떨이로 사용중이야
먹을땐 몰랐는데 내려놓고 보니 병 속에서 시커먼 가루들이 춤을 추고 있네
난 물끄러미 생각에 잠겼어
이런 옘병할!!

3년전에 살던 동네에 있던 신화마트에서 매주 아침마다 문자가 오는데
이번주엔 신라면과 피죤과 호주사태를 싸게 판다네
이 사태가 그 사태는 아니겠지만
호주사태는 뭔가하고 난 또 물끄러미 생각에 잠겼었지

방문을 열었더니 거실에서 다우니 냄새가 나
블라인드를 걷고, 새 담배를 뜯고, 쓰레기를 좀 버릴거야
사우나엘 가야지, 태닝을 하고, 치과에도 가야해.

잘 지내지? 오늘 밤에 만나자!

.....
이거 뭔데 왜케 귀여워 ㅋㅋㅋㅋㅋㅋ 쓰면서 미소지음ㅋㅋㅋ호주사태 보고 물끄러미 생각에 잠긴거 졸귀ㅠㅠ
오늘 밤에 만나자! 똥꼬발랄 ㅋㅋㅋㅋ